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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• 오징어배
    창작/시 2022. 7. 11. 23:55

    오징어배
    220711

    웃통의 둘레와 거죽의 성분이 정교하고
    징 꽹과리들 죄 몰려와
    천둥인 척 한창인 가운데

    큰 일이다

    검은 물 건너
    오징어가 잡히지 않는 것이

    깨진 조개처럼 풍악이 따가워도
    벼락을 꾹 문 입은 곧
    곧게 뻗은 선

    부단히 먹고 먹이는 일
    까슬한 껍질 속엔
    수면과 대결하는 시선이 있다

    번뜩이는 오징어 배에 홀려
    뭍과 물을 휘적이는 발은
    한 마리 오징어이기도
    한 명의 어부이기도 하다

    수평선을 큰 버거처럼 꾹 베어 문다
    입안으로 말아넣은 입술 아래
    더글더글 끓는 꼴뚜기 떼

    고통과 행복을 가닥 가닥 솎는다
    멈춘 숨
    피어나는 벼락을 낚으려는 양
    촘촘히 그물을 엮는다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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